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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준비

2023 노후빈곤 보고서, 산타는 없다 (추적60분)

by m_팡팡 2024. 1. 16.

 

이번 포스팅은 KBS 추적 60분 1348회에 방여된 "2023 노후빈곤 보고서, 산타는 없다"란 영상입니다.  

아마 노후파산, 노후대비, 노후준비, 고령층의 삶에 대한 현실이 어떠한지 궁금하신 분들이 검색해 찾아와 확인하고 계실거라 생각되는데요.

 

개인적으로 안락한 노후를 위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사기 피해에 철저히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태도를 가져야 겠단 생각 전해드리며,

시청가능한 유투브 영상과 해당 영상의 내용 전문 아래 전해드립니다. 중요한 부분들이라 생각되는 부분들도 표시해두었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년이면 65세 인구가 천만명을 넘어설걸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같이 또 늘어난게 있습니다. 노인 빈곤율입니다.

파산하거나 파산에 직면하는 이른바 빈곤노인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2023년 겨울

노인들은 다양한 고민을 안고있습니다.

"노후 대책이 전혀 없어가지구 걱정이에요. 하루살이예요. 하루살이"

"돈 벌어서 자식한테로 다 투자하고 어떻게 살어"

"27만원 그래도 노인들께는 그거 큰 돈이잖아. 다른 데 일할 데 없으니까." 

"마이너스예요. 투자해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죠."

"다단계 피해자입니다. 많이는 안되지만 내 1600만원정도..."

"척추협착증 치료받지, 또 전립선 나빠져서 점점 계속 약 먹지..." 

 

그들에게 닥친 빈곤한 노후

"젊을 때는 의욕적으로 살았거든요. (네) 이것저것 해가면서, 인제는 진짜 살기가 싫어요."

"이렇게 열심히 산 사람이 최후의 나의 모습을 보면 너무 초라해..."

 

일흔한살의 나이, 서울 회생법원을 찾은 유시을씨.

이곳에 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자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 속, 파산절차를 위한 접수를 마칩니다.

(받으셨잖아요 면담...)

" 내가 사업하다가 망해가꼬, 삼천한오륙백돼요. (도저히 갚으실 수 있는 방법이 없으신 건가요?) 제가 파산 신청은 벌써 냈어야 했는데, 사정이 있었다."

 

성실했지만 불운했던 채무자에게 구제의 기회를 제공하는 파산제도.

 그런데, 신청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입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빚을 갚을 방법을 찾지 못해 파산을 선고받았습니다.

 

노인 파산자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채무자의 절반가량은 60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개인 파산이 선고됐지만 유실을씨에겐 여전히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법원 다녀오신거죠?, (예), 아유 고생하셨네 그 먼데까지."

 

유할아버지는 하루 세시간 씩 요양 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부터 폐 건강이 악화하면서 간단한 일상생활도 힘에 부칩니다. 

"폐가 굳는 것 때문에 수술을 했어요. 나가서 좀 돌아댕기면 숨이 가빠요. 여기하고 호흡할 때"

 

뺑소니 사고로 불편해진 몸. 소득이라곤 연금과 수급비 80여만이 전부입니다.

약을 먹기위해 억지로 식사를 마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약 값을 생각하면 한숨이 밀려옵니다.

 

"한 달에 삼백을 내야 약을 먹고 석회질을 자꾸 못끼게 하는데, 그거는 전부 국가의 보조가 없이 사야되니까..."

 

걱정없는 노후를 기대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했던 젊은 시절. 장애인협회 위원장으로 일하며 다양한 재활사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의도만으로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내가 2억을 갖고 들어갔는데 돈이 부족해요. 월급 줘야지. 100원이 남았던 200원이 남았던, 나하고 정한 장애인은 줘야된단 얘기..."

 

결국, 사업을 접고 여러 일을 전전했다는 유할아버지. 하지만 빚을 갚기는 역부족이었다고 합니다.

 

"집에까지는 안 오지만 밖에서 만나면 죽일놈 살릴놈. 돈 없는게 죄지 내가, 너희들한테 욕먹을 일도 없고..."

 

유할아버지는 빚 독촉을 받으면서도 혹시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바 파산 신청을 망설였다고 합니다.

 

"딸이 이제 학교다니고 하니까 파산을 못했어요. 세상 떠나고나니까 뭐 우리 처 또 아파가지고... 수발하고..."

 

가족들이 병으로 모두 곁을 떠나간 난 후에야, 할아버지는 파산자가 되었습니다.

 

"받아들여요. 다. 세상을 내가 받아들이고, 더 뭐 다른 생각도 안해요. 누구한테 원망하고 그런 거 한 개도 없어요. 내 자신이 잘못했는데..."

 

가난의 굴레가 끈질기게 노인의 삶을 뒤쫓습니다.

 

"노인 파산이란게 이제 더 이상 경제활동이 어렵고 육체적으로 좀 노쇠해졌을 때 파산에 이르는 건데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사회적으로 재기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근데, 그때 그 파산에 이르기 전 단계에서 이미 경제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정이 해체됩니다. 보통 또 몸에 질환도 많습니다. 질병도 많고 해서, 좀 힘들게 된 , 재기 가능성이 많이 없어지게 되는 거죠. 그니까 노인 파산의 경우가 더 심각하단 사회문제가 되는 겁니다." 

  

올해 초 파산 선고를 받은 윤홍석씨. 그 또한 70대의 나이. 신용 회복을 위한 절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라 지금 어떻게 보면 꽉 멕혀있는 상태 아니에요. 하다못해 전단지를 부치러 다닌다 해도 일당 주는데가 어디있습니까? 통장이라도 만들고 싶어가지고 파산신청을 한거에요. 들어오세요."

 

8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해본 적 없던 노후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막내 동생이에요. (아 동생이요. 안녕하세요. 두 분이서만 사세요?) 예. (두 분이서 주무시기에 좀 좁진 않으세요?) 좁아도 만성이되갖고, 먼저 집은 더 좁았어요. (오...)"

예순살이 된 동생의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윤 할아버지.

전 재산을 잃고 천여만원의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최소한의 살림으로 남은 생을 보내고 있지만, 그에게도 한 때는 가족을 책임지던 인생의 황금기가 있었습니다.

여러차례 중동 건설현장에서 일한 데 이어 20년 넘게 대형 조선소에서 많은 연봉을 받고 정년까지 근무했습니다. 

 

"8000만원, 7000만원 정도 됐어요. 학자금이고 뭐고 다 나오는 회사. 하다못해 유학비까지 나오는 데 괜찮았죠."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인생, 하지만 아들의 사업을 뒷바라지 한 것이 가난한 노후의 서막이 됐다고 말합니다.

 

" 큰 애가 그 핸드폰 대리점을 한다고하면서 보증을 서달라그래서 그 보증을 섰던게, 큰 애 그 대리점이 부도나면서 내가 OO보증에 그 낙인찍힌 거죠. 모든 거 다 압류 막 들어오고... 그래가지고 집안이 풍비박산 돼갖고 난리가 난거죠."

 

부모에게 떠 넘겨진 아들의 빚.

연이어 다른 가족에게 닥친 일들로 노후는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작은 아들이 결혼한다고, 임신했다고 또 그러는 바람에, 거 아파트 하나 살고있던거 내 명의로 되어있던건데, (예) 그거를 이제 팔아서 대출금 갚고, 이제 결혼시키고 이제 이랬던 거에요. (연금같은 것도 있었을 텐데, 직장연금?) 그것도 반, 이혼하면서, 반이 짤라버린거에요. 그러니까 생활이 거의 안되는 거죠. 그 백 몇십만원 나왔던 거 반으로 쭉 잘르니까 오십 몇만원인가 되든가, 그렇게 나오더라구요. 완전히 하루 아침에 폭삭이라는게 실감하게 이제 됐든거죠. 더 이상 여기서 모 바란다고 될 수도 없는 거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25년 우리나라는 국민 다섯명 중 한명이 65세이상 노인이되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불과 7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대한민국. 하지만, 노인인구 천만명 시대를 앞 둔 우리의 현실은 처참합니다. 

얼마 전 OECD에서 발표한 통계입니다. 노인빈곤률 40.4%. 우리나라는 가난한 고령층의 비율이 회원국 평균의 3배 수준에 달하는 노인 빈곤이 압도적으로 심각한 나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추세와 함께 파산이란 최후의 선택을 하는 노년 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직과 사업실패로 인한 소득 감소가 주된 원인이지만, 최근엔 투자실패나 사기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 또한 늘고있었습니다. 노후를 더욱 빈곤하게 만드는 검은 유혹들. 힘든 겨울을 보내는 노인들을 만나봤습니다. 

 

아침일찍 가게문을 열어야 하나라도 더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일흔한살 김대민씨. 동두천에서 중고물품을 판매한 지 13년째지만, 요즘처럼 손님보기 어려웠던 적도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미군애들이 많이 철수가 되가지고, 없어요 별로. 경기가 코로나 이후로 비즈니스가 완전히 그냥... 하루에 한두명 들어올까 말까. 이건 뭐 개시를 못하니까, 거의다." 

 

장사를 그만두고 싶다가도 돈 한푼이 아쉬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반나절이 지나서야 찾아 온 손님.

 

"못해도 12만원 받을 거라 생각했어요. (7만원 쳐줄게요.) 7만원요? 7만 5천원 어때요? (네.)"

"(어떤 손님이었나요?) 게임기. 게임기 팔러왔어요 게임기. 이거 인제 얘네들은 이런 걸 좋아해요. 뭐 수입은 한 100~200만원. 저는 운영이 안 되죠. 그 전기세 뭐 이런 거. 이자 나가지, 이자 내야지... 이자가 260만원 돈 나가는데..."

 

금리 인상의 여파는 가혹했습니다. 아들에게 지원한 사업 자금까지 더해져 갚아야 할 빚이 4억원 가까이 불었습니다.

빚에 짓눌린 노후의 불안함은 또 다른 화근을 키웠습니다.

원금을 두 배로 늘려준다는 지인의 말에 속아 다단계 투자 사기를 당하면서 갚아야 할 빚이 더 늘었다고 합니다.

 

"의심을 많이 했는데... 그 옆에서들 자꾸 그냥 뭐 돈이 들어오고, 통장을 빨리 보여주고 막 그러니까... 그냥 혹 한거지... 그게 이제... 돈이 아쉽다 보니까, 이자나가고 하다보니까, 남들은 번다고 그러니까, 착각 한거지... "   

 

"인터넷 쇼핑몰의 반품 상품을 해외에 되팔아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다단계 식으로 영업했는데, 끌어모은 투자금은 5천억원이나 됩니다."

"구속하라! 구속하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김 할아버지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전국각지에서 발생한 피해자는 4만 여명. 대부분 금융사기에 취약한 고령층입니다."

"사기꾼들을 구속시켜 주십시요! 주십시요! 주십시요! 주십시요!"

"(혹시 얼마정도 피해보셨나요?) 삼천육백. 그 돈이 노후 자금이죠."

"이천오백을요 고스란히 넣고,  1원도 못찾았어요. 지금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어요."

"(아버님은 혹시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아, 나 저 75세입니다. (75세시고, 혹시 피해금액이 얼마정도세요?) 1억3천30만원인가? (1억3천30만원이요?) 네..."

"6월 27일 날. 천만원, 천만원, 4천 5백만원. (6천만원은 어떻게 내셨어요?) 아, 은행에서 대출받았어요. (대출까지 더 받으셔서...) 네..."

 

일흔다섯살 강유철씨. 자식에게 손벌리지 않고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빚까지 내 미래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장치 없던 한 번의 사기피해로 노후의 삶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와, 상당히 외진 곳이시네요? 밤에는 컴컴해서 다니시기 힘드실 거 같은데...) 네, 밤에는 좀 어두워요."

 

외딴 산길을 깊숙이 들어가 도착한 방치된 건물. 그가 지금 유일하게 몸을 놓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마저도 소유자에게 양해를 구해 지내게 됐다고 합니다.

"(여기가 방이에요?) 네..."

인간다운 삶은 내려놓았습니다. 곰팡이처럼 빚이 늘어나는 현실 속. 기대했던 노후는 수포가 되어버렸습니다.

 

"예 예... 여기는... 곰팡이가 많이 슬었어요... (이런 데서 지내시면 건강이 더 안 좋아지실 텐데...) 예... 거... 그런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살고 있습니다... 참고..."

그나마 전기가 들어와서 다행이지만, 한 겨울에 추위를 견딜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사기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 노년의 삶. 

문명과는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합니다.

"아침에 내가 세수하느라고, 물을 받아서 썼는데 금방 얼었네요."

 

냉기에 그대로 노출된 공간. 씻을 때마다 고욕입니다. 젊은 시절 힘든 일 험한 일 가리지 않고 착실하게 돈을 모았다는 강 할아버지. 지금은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일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아내와는 이혼하고 홀로 감내해야하는 사기 피해의 고통. 유일한 재산인 빌라 반지하 방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월세를 놓았습니다. 그렇게 받는 20만원과 기초연금으로 이자만 겨우 갚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모... 된다고는... 정말로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내가... 왜 이렇게 됐나... 이런 거 참... 자책감이 많이 들고... "

"(밀봉을 해 두신 이유가 있으세요?) 습기차지 말라고... 예..."

쫓겨나듯 옮겨오면서도 챙겨온 가족사진. 강 할아버지는 사기를 당한 후 가족에게 연락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르고 있습니다. 거를 알리고 싶지도 않고요. 내가 이제 뭐... 자식들 뭐... 실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뭐 이렇게 손 벌릴 수 가 없어요... 지내들도 이렇게 뭐 살기 힘든 판에 나 도와달라고 그런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뭐..."

 

점점 늘어가는 노인 사기 피햬.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재산 범죄가 5년 사이 3만 건 이상 늘어나면서 이로인한 노인 파산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고령자층을 현혹하는 거는 노인에 대한 사기거든요. 우리나라는 안정된 노후 소득 보장이 없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여러가지, 어어어, 투자하고 활동하다 보니까 파산이 더 가속화되는 실정이라 생각합니다."

 

궁지에 몰린 노인들에게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주는 곳.

"여기 다 고시원이야 다. 이 건물, 저 건물 저거 이거. 먼저 살던 집 너무 방이 좁아가지고 조금 넓은 걸 찾다가 26만원짜리 찾은거죠."

 

예순여섯살 정상혁씨는 3년째 이 곳 고시원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직장에 다녔지만, 사기를 당한 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아, 여기, 여기서 생활하세요? 헉, 바닥에 벌레들이 많이 있네요.) 바퀴벌레, 빈대, 이 빈대를 이걸로다 잡아요. 얘가 옷 속에 막 돌아다니니까 빈대가. 이렇게 해서 빈대를 제거하고 그러고 자요. 지금은 그래도 제가 약 사다가 여기저기 붙여놓고 막 해서 조금 줄어든 거에요. 바글바글 했어요."

식사도 고시원에서 간단하게 해결합니다.

"귀리, 압착귀리 이걸 먹어요. 당뇨와 혈압이 좀 있어가지고, 일반 흰 흰쌀밥을, 밀가루나 이런 걸 병원에서 먹지 말라 하더라고요."

그가 유일하게 하는 건강관리는 귀리를 불려먹는 식단.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고시원에서 제공하는 공짜 밥에 김치를 곁들입니다. 80여만원의 연금으로 살아가는 정 할아버지. 이 정도 생활도 감지덕지라고 말합니다.

"(김치랑만 드시면 영양이 많이 부족하실 거 같은데) 그렇겠죠. 그래도 굶지 않는게 어디에요. 굶지않는 걸로 만족하는 거죠."

사기 피해의 잔상은 길고도 지독했습니다.

"그때 제가 신문사를 하나 같이 하게됐어요. 이제 돈이 좀 필요했는데 누구한테 소개를 받아서 간 곳이, 인감이라든가 카드라든가 이거 놓고가라, 그래서 놓고 온 게 인제 잘못한 거죠. 내 명의로 차도 빼고 캐피탈에 뭐 천만원 몇 천만원 이렇게 되어있고, 아파트도 이미 처분이 돼있고, 완전히 거지가 된거죠  그 순간에. (가족들이 살던 집도 날아간건가요?)  없어진거죠. 예. 집을 나와서 한참만에 찾아볼라고 하니까 이미 없어지고, 그 주민등록상에는 이미 이혼으로 처리가 돼있고. 그래서 뭐 어쩔수 없이 이렇게 혼자 있어요. 현재까지."

 

가족들과 함께  꿈꿨던 노후는 빚에 쫓겨 도망치 듯 사라졌습니다. 이곳에 사는 다른 노인들 역시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이거 다 돈내라는 건데. 신용정보... 다 신용정보야."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다시 중산층의 삶을 살기란 쉽지않은 일이었다고 합니다.

"금방 어떻게 알았는지 압류가 오더라구요. 제가 몇번을 취직을 했었는데... (네네) 그거 뭐. 그 회사 사무실에 불려가서 '이게 뭐냐?' 뭐 해가지고, 너무 챙피해서 그만둔 적도 있어요."

 

가난은 노인을 고독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좀 만나길 꺼려합니다. 만나면 좀 주머니에 돈도 있고 해야, 대화도 잘 되고 하는데... 혼자 살아 온 시절이 최악, 최악으로 살은 거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혼자서 늙어가는 노인들. 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제작진은 안타까운 모습을 마주해야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만난 빈곤노인 대다수가 홀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집이 아닌 곳에 거처하는 노인 가구가 10만여호로 늘어나면서, 앞서보신 고시원은 노인정이라 불릴 정도로 노인들의 종착지가 돼가는 상황입니다. 노인빈곤이 경제문제 뿐 아니라,  고립과 단절 등 여러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주변에 도움받거나 기댈 곳이 없어 위기의 상황에서 더욱 수렁에 빠지는 고령층. 특히,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더욱 취약해진 의료 빈곤의 늪을 깊숙이 들여다 봤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노인으로 북적입니다. 하루평균 6천명이 찾는다는 탑골공원. 기댈 곳 없는 노인들의 성지로 불립니다.

"저기에서 이제 무료급식을 해준다고, 여기 밥타먹는 사람들이 하루 한 150, 200명 된다고. (예예)"

"노후준비 같은 건 생각도 안했어요. 생각을 하고 (네네) 준비를 했어야 됐는데, (네네) 지금보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나이로는 그때 연금이 이 없었어요. 이후에는 있어가지고 연금 든 사람이 있죠. (어...)  우리, 우리는 그런 게 없었어. 노령연금 밖에 없어 30만원. 혼자있기 때문에..."

 

노인으로 살아가는 긴 시간. 일흔일곱살 이한성씨는 걱정이 많습니다.

"제가... 거의 한 칠팔년 전까지는 그런대로 일을 했어요. (60대 중반까지는...) 예예. 내가 (네) 노동을 했어요. (예) 그 저저저 뭐 저 청소하고 이러는 거는 (네) 취직이 잘 되고 그러거든요. (네) 이제 다리가 아프고 그러니까는 몇 걸음 걷지 못하니까는 (네네) 그냥 이러고 사는 거죠..."

 

기초생활 수급자로 어렵게 살고 있는 이 할아버지. 몇 차례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그 때마다 돌아오는 의사의 답은 절망적이었다고 합니다.  

"나이가 지금 내가 77센데. (예예) 예, 뭐 양쪽 무릎 관절에서, 수술도 해야, 하라 그러는데 (예) 경제적으로 돈이 (예) 그렇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수수을 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이 할아버지를 짓누릅니다.

망설이고 고민하다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벌써 삼년 째 지속돼 온 통증. 병원비 문제로 수술을 미루면서 증상이 나빠졌을까바 두렵다고 합니다.

 

"양쪽 무릎 다 (예) 연골이 (예) 마모가 많이 되서 (예) 위아래 무릎 뼈가 (예) 붙어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무릎의 기능이 지금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인공관절 수술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수술을 안하면은 이 형태가 좋아질 까닭이 없다는 말씀으로 똑같이 들리거든요? (맞습니다. 예) 아..."

할아버지에겐 간절한 소원이 생겼습니다. 아껴모은 돈으로 수술비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여기 93만원인가 92만원이 있어요. (아) 예, 제가 모아두고 이렇게 있죠. (항상 갖고 다니세요?) 예, 제가 갖고 다녀요."

 

빈곤한 삶속에서 건강을 지키기 쉽지 않은 현실. 높은 의료비의 문턱에 노후가 막막합니다.

"(다른 도움 받을실 곳은 없으세요?)  없어요. 전혀 없어요. 저 혼자 정말 선생님 앞이어서 하는게 아니라... 울 때가 많아요. 진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줄 나와요..."

 

노인 진료비는 지난 해 45조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고액 진료비를 내는 환자 10명 중 7명은 60세 이상 노인. 의료 파산에 위험에 놓인 노년층도 늘고 있습니다. 

"노년기 특성상 사실은 의료에 들어가는 비용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래서 이제 일본에서도 그렇고 의료가 재난적인 어떤 비용을 예 요구한다.  그래서 이제 재난적 수준의 의료적인 비용이 노인 파산의 커다란 원인이 된다라고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노인들에겐 간병의 부담도 걱정입니다. 

"응? 추워? (그럼) 귀 내릴까?"

예순일곱살 최미향씨. 벌써 3년 째 치매에 걸린 남편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놀러가셨다가 오시면서 길을 잃으셨어요. 경찰서에다가도 연락하고 (응) 찾아갖고, 집에 모시고 오고... 중증이라 지금 올 5월 달에 4등급 받았어요."  

일상의 기억이 사라지는 남편을 볼 때마다 막막한 심정이 밀려옵니다.

"아침에 당신 일어나서 뭐 했어? (세수하고 양치하고 머리 감고...) 머리, 머리를 감았어? 또? (그거야...) 그거야, 그게 다했어? 아침에 그거야? (응) 다른 건 생각 나는게 없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도 힘들지만 경제적인 부담 또한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남편은 제가 힘들더래도 집에서 모시고 싶어요. 왜냐면 지금 생활하기도 바쁜데, 요양 간병비까지 내면 거의 그냥 죽음이죠.

최 할머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돌봄과 생계 두 가지 모두를 직접 챙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확인. 이렇게. 80만원... (아 이걸로 80만원?) 네. (그러니까 매일 같이 한 시간 반씩을 돌보신다) 네. (그런 개념인가요?) 네, 네네네. (그나마 이거라도 있어서... 그나마...?) 조금 네... 여유가 조금... 그렇죠..."

"여보 (응) 나 갔다올게요. (응) 응. 저기 불 불 잘끄고 (응 갔다와 수고해.) 예." 

요양보호사 일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생활. 월 60만원의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하, 두 노인네가 먹고 살기가 힘들어요. 제가 일을 해야지만 생활을 할 수 있어요."

더 높은 보수의 일을 찾고 싶지만, 노인에게 기회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남편 또한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뭐, 어머님 일 나가시는 동안, 혼자 계시는 동안 좀 적적하진 않으세요?) 어유, 그런거 있죠. 그냥 앉아서 그냥 고독이여. 테레비 보다 안저기 하면 그냥 졸리면 그냥 꾸벅꾸벅 졸고. 창살없는 감옥생활 하는거에요 지금은."

아프지 않았더라면 달라졌을 노후. 삶이 자꾸 뒷걸음 칩니다.

"별일 없어요? (응) 어? (응) 어, 커피 드셨어? (응)"

 

몸은 아프고 소득은 줄어드면서 점점 한계에 다달읍니다. 집을 장만하기 위해 빌린 약 4억원의 대출금도 아직 다 갚지 못했습니다. 노후의 빚이 점점 쌓여가고 있습니다. 

"금고에서 이렇게... 재대출, 대출금이 연체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 오늘 온 문자네요?) 네. 오늘, 매일 와요. (00월 0일) 매일 와요. 5개월 정도만 만약에 상환을 하지 않으면, 바로 경매 집행될 것 같아요. 물질적인 것도 힘들지만은... 심리적으로도 힘들고... 또, 남편이 건강하면은 조금 덜 부담스러울텐데, 이제 남편이 건강하지 않으니깐 두 가지를 같이 다 신경써야지 되니깐 압박이라고 하죠. 압박."

가족을 부양하면서 노년의 빈곤은 더욱 취약해집니다. 

 

일흔두살 서윤범씨. 오랜기간 가족의 간병생활을 하고나니 어느 덧 그 또한 아픈 노인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아유, 아이고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허리야. 아휴..."

몸이 망가진 줄도 모른 채 살았다고 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이거 안되겄어. 아 좀 앉을게요. 안돼 허리아파서 안되겄어, 안돼, 안돼 안돼... 아이고메, 살것네. 허리하고 어깨 여기 그 무슨 근육, 근육 파열? 여기 이게 이렇게 안 돌어가. 어떻게 호주머니로 못 넣어. 거 이렇게 해서... 하루하루 사는 것이 아주 그냥 지옥이지. 지옥도 이것보다 더 없을 것 같아."

홀로 늙어가는 여생이 미련은 없다고 합니다. 단출한 살림살이. 많은 것을 정리했지만 버리지 못한 물건이 있습니다.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이 담긴 사진. 그도 한 때는 직장을 정년 퇴직하고 안정된 노후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내분비내과, 감염내과, 류마티스내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저쪽 어디... 하여간 8개 과를 다녔어. 8개 과를... 퇴직금 조금 나왔어. 그것도. 뭐에나와 그 뭐여, 그거 가지고 여 곶감 빼먹 듯이 설렁설렁 빼먹으니 나중엔 없지...  국민연금 그거 나왔으면 지금, 우리 같이 했던 그 그놈들은 백한 칠팔십만원씩 받을, 몰라 얼마씩 받는가... 그걸 중간에와서 병원비 때문에 깨뜨렸지..."

아내를 13년간 정성껏 병간호 했지만, 결국 2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났습니다.

"마음 착한 것들은 빨리 죽는가바. 아유 그사람 바보여 바보, 바보. 천사 바보. 하여간 최고여 최고... 여기 영진사진 속에 있는데, 내가, 그냥, 그냥 있다가 갔다 왔다, 어디갔다오면 갔다왔네.. 거기다 대고 내가 그르네... 내가 왜 그것을 몰랐는가... 아파요 아파... 어디가 아픈데, 아파요... 지금도 귀가 생생혀." 

우리나라 노인들은 평균 17년간 크고 작은 병에 시달립니다. 배우자의 의료비 지출로 급격하게 빈곤해지는 노후. 정작 자신의 질병을 치료할 여력조차 남지않은 초라한 삶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집안 곳곳에 부착된 쪽지들. 서 할아버지는 생을 마감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게 내 유서에요. 유서. 나이 먹고 병을 앓고 있다 보니까, 갑자기 혼자 갈 수도 있으니까... 이제 송장 썩은 내 남서가지고, 동네 시끄럽게 하느니... 여기다가 그냥 간단하게 썼어요. 이렇게. 전라남도 완주군 추모공원. 마누라가 묻혀 가 저 안치되어 있는 곳이니까, 가 여기까지 해라. 20년에 230만원인가 그렇더라고요. 그러면 거기 가는데, 그 사설 엠블란스가 100만원이야 완주까지. 무조건 100만원이야. 내가 안에 이 500만원은 죽어도 안쓸려고 내가 지금 갖고 있어요.  그렇게해서 그냥, 거 가서 사는 것이, 있는 것이 내 소원이야." 

  

사는 것이 죽기보다 어렵다고 말하는 노인들. 우리나라는 연금제도의 역사가 짧아, 사회보장 제도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보장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모든 종류의 연금을 합쳐도 노인들의 한달 평균 수령액은 60만원 남짓. 최소 노후 생활비인 124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러다보니 함께 늘어가는 건 바로 빚입니다. 전년대비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가구주의 연령은 65세이상. 그나마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카드 등 고금리의 대출을 이용했다 연체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빚을 내고 그 빚을 갚기위해 은퇴 이후에도 일을해야만 하는 노인들. 과연, 어떤 노후를 보내고 있을까요.

 

일 터로 향하는 출근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노인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여든한살 김종대씨. 지하철로 택배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은 요금이 들지 않아,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로 꼽힙니다. 

 

"(뭐 몇시까지 가야된다 이런 시간 약속이 있나요?) 9시까지 오라 하던데. (늦진 않으셨어요?) 안늦는데..."

벌써 6년째 해오는 일. 오늘의 첫 목적지. 의정부에서 물건을 전달받았습니다.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건당 만원 내외를 받는다고 합니다. 많을 땐 하루 4번 정도 택배일을 뜁니다. 긴 거리를 서서가야 할 때가 많지만 생계를 위해 매일 같이 지하철에 오릅니다.

"이런자리는 잘 안 앉지. 그 사람들 자리하나 내가 빼드는 것처럼 보이잖아."

배송지인 강남에 가기위해 여러차례 노선을 바꿔탑니다. 역 밖을 나와서도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김 할아버지. 수천보를 걸어 두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갈 곳은 정해지셨나요?) 아니, 내, 여, 난 또 대기해야지. 고속... 거기서 기다리는 거야..."

경기에 영향을 받는 택배업무. 먹고 살기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다음 배송을 기다리다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할 때가 많습니다.

 

"내가 50대 이래 오면서 내가 좀 방황을 하다가 보니까는 그게 공백이 생기데, 근데 그, 그, 그, 그때 내 완전히 난 가버렸어..."

노동의 공백기가 있던 탓에 노인은 여든 살이 되어도 쉴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퇴근시간은 가만히 서있기 조차 힘듭니다. 언제 비가 내릴 지 몰라 항상 우산을 챙긴다고 합니다. 궂은 날씨에도 돈을 벌기 위해 또 다시 긴 거리를 이동합니다.

"택배말곤 다른 거 생각할게 뭘 할게 있니, 나이 때문에 뭐 내일 당장 어떻게 될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할라고 하겠어요... 안 안되지..."

 노인에게 이 곳은 삶의 터전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65%는 자신과 배우자의 힘으로 생활비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이들 두명 중 한명은 근로와 사업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노인 근로자의 절반 가량은 월 백만원 미만의 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고용률이 사실 이제 OECD 대비해서 1위라고 나오는데요. 일을 하는 것은 사실 이제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는 상당히 좋은 일인데요. 문제는 일하고 싶지 않은데도 일을 해야하만 하는, 그런 일할 수 밖에 없는 노인의 처지가 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이제 민간에서 계속 그 자신의 어떤 경험이라던가 노하우를 살려서 일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라던가, 이런 일자리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 질은 담보할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밤이되어도 노동은 계속됩니다. 5년째 경비로 일하는 일흔두살 신호열씨. 주민들이 잠든 시간에도 해야할 업무가 많습니다.

"경비 업무라는게 뭐 감시업무죠 뭐 감시업무. 외부차량, 입주민 차량, 외곽 청소, 순찰 업무 뭐..."

밤낮이 바뀐 생활은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주민들의 민원을 살펴야하는 업무. 하지만 일을 할 수 있어 안도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아 65세 이상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실오라기 같은 뭐라도 하나 잡고 싶은 심정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최고의 직장이죠. 이거보다 더 행복한 직장이 없는거에요. 내 생계가 유지되니까..." 

50여년을 쉼없이 달려온 신 할아버지. 한 때 남 부러울 만큼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오랜기간 건설사업을 하면서 여러 단체를 이끌었고, 강사로서 명성을 쌓아 해외로까지 활동을 넓혔다고 합니다.

"한참 벌때는 뭐, 최고 많이 벌 때는 한 5천만원까지 벌 때도 있죠. (한달에요?) 예예, 현장이 평균 한 다섯군데 됐으니까요. 종업원 고정 인원만 해도 한 열다섯명, 그 다음에 각 분야별로 하청업체, 하청줘서 일을 하는 거니까..."

하지만 이제 과거의 영광입니다.

"(혹시 예전에는 기사님도 따로 두셨나요?) 그렇죠. 옛날에는 뭐, 82년도 20만원 기사봉급할 때부터 기사는 계속 썼었죠."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투자헀던 사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살 곳 마저 잃어 부도난 건물에 관리비만 내고 살고 있습니다.

경비일로 받는 월급은 200만원 수준. 하지만 내야 할 이자가 300만원을 넘어서면서 생활비 한 푼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런데 이렇게, 이게 이제 하나가 세끼 먹을 찌개. 하나. (아, 한 봉지로 세끼 드세요?) 예,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는거야. (이거 만드는 법은 어떻게 아셨어요 원래?) 아, 유튜브 보면 다... (유튜브 보고...) 혼자 살면서... 어떻게 한 거죠.." 

 

홀로 살아간지 어느 덧 삼년 차. 아내와는 이혼했습니다. 

평생 차려주는 밥을 먹어 왔던 신 할아버지는 나이 일흔이 되어서야 살림살이의 어려움을 깨닫습니다.

"사연은 뭐, 생활고죠 뭐. 평소에도 뭐 의견이 그렇게 썩 좋았던 건 아닌데... 이러려고 평생 살았냐 이러고, 거의 설 자리가 없어요 사실요. 나이먹어서 혼자 산다는게 이게, 보통 힘든게 아닙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다른 가족들과도 멀어지게 됐다는 신 할아버지. 휴대폰 속 사진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지만, 쓰라린 마음도 커집니다.

"(손주분들을 자주 보고싶어도 못 보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나갈라도 이제 돈이 없고, 먹을려도 돈이 없고... 지금 손주들이 보고 싶을 땐 가슴이 미워지고 죽고싶은 마음 밖에 없습니다 사실..."  

 

뒤돌아 보니 남은 건 빚 뿐.  치열하게 달려 온 할아버지의 인생이 빈곤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뭐 꿈도 희망도 없고, 아무것도... 낙도 없다고... 돈도 없지만 절망감과 고독, 외로움. 벽 보고 얘기하는데 누구한테도 뭐 얘기할 데가 있나 뭐.  이렇게 서서히 죽어가는 거 같아..."

 

2023년 그들의 삶은 냉혹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일해야 했고, 적은 임금에 만족하며 일을 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실질 은퇴 연령이 72.3세에 달할 정도로 끊임없이 고된 노동을 하는  대한민국 노인들의 하루. 그럼에도 좀 처럼 나아지지 않는 노인 빈곤문제를 과연, 해결할 실마리가 있는 걸까요?

"노인들에게 어, 많은 예산을 투자한다. 그렇게 오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GDP의 3.5% 정도 밖에는 소비하고 있지 않습니다. 노인 복지의 개선, 여러가지 이런 노후파산의 방지는 국가의 문제고 미래를 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적 합의를 도출을 해서, 꼭 개혁을 하고 개혁의, 어, 열매는 지금 현재, 어,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 돌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노인으로 지내야 하는 생애 주기가 길어지는 현실. 지금의 청년 시대가 은퇴를 마주하게 되는 2050에, 인구 중 노인의 비율이 40%에 이를 걸로 전망됩니다. 2023년 대한민국 고령층이 처한 현실은 어느 한 세대가 아닌 미래 세대와 맞닿은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 모두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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